진아: 야. 서준희! 일어나봐. 일어나보라고! 일어나보라고. 그래. 너한테 황당한 소리 했어. 자신 없었으면서도 뱉었어. 왜냐고? 승호 결혼식처럼 앞으로 언제든 어디서든 마주칠 거 같아서. 그럴 때마다 눈치란 눈치는 다 보고 가슴 철렁 내려앉는 거 너무 싫어서. 어렵겠지만 서로를 좀 덜 부담스럽게 볼 수 있기를 바랐어. 그러면 조금이나마 덜 힘들 것 같아서. 덜 아플 것 같아서. 그게 그렇게 잘못이야? 너한테 못돼먹었단 소리를 들을 말이었냐고?
준희: 알았어. 잘했어.
진아: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는데? 넌 얼마나 잘했는데? 덮어놓고 무작정 떠나자 하면 나보고 어떡하라고. 네가 다 못 견디겠고 다 꼴 보기 싫어서였잖아. 날 위해서라는 건 네 핑계였던 거잖아. 아니야? 아니면 뭐였는데? 말해봐. 아님 뭐였는데? 너는 그렇게 떠나버리고 나는 뭐 마음 편하게 살았는줄 알아? 벼랑 끝에 혼자 서있었어. 사람들이 날 쳐다보는 눈빛조차도 미치겠고 꼴 보기 싫었어. 근데도 악착같이 매달려서 견디고 있는 내가 너무 싫었어. 그런 나를 하루하루 미워하고 원망하면서 버텼어. 너랑 경선이한테 준 상처의 대가겠거니, 당해도 싸다 그렇게 저주를 퍼부으면서 살아왔다고. 그 지옥 같은 시간을 네가 알기나 해? 네가 알기나 해?
준희: 내가 왜 알아야 되는데! 윤진아... 윤진아가 어떻게 살았던 그게 나하고 무슨 상관인데!!!
<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>(2018) 16회 중에서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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