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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• 사랑해, 오늘도 아름답게
drama

준희가 얼마나 따뜻한 사람인데.

by 가던경 2021. 10. 25.

진아: 할 얘기 있잖아. 뭔데?
진아아빠: 음... 아빠가 지금부터 하는 얘기 오해 말고 들어. 첫 번째로 아빠하고 엄마는 너부터 생각하고 뭐든 네가 잘 되는 방향으로 끌어주는 의무가 있는 사람들이야. 엄마한테 섭섭한 거 아는데. 
진아: 섭섭한 거 아니야. 실망한 거지.
진아아빠: 그래. 근데 이해가 안 되는 건 아니지?
진아: 아니. 이해 안 가. 준희가 왜 싫은데? 뭐가 어때서.
진아아빠: 아니 뭐 어떻다기보다 음...물론 사람을 환경이나 또 가진 걸로 저울질하면 안 되는 거긴 한데 부모라는 자리가 있고 없고는 큰 거야.
진아: 아빠.
진아아빠: 어른 밑에서 성장한 거 무시할 거 못 돼. 사회생활 시작할 때도 부모가 가르쳐서 내보낼 게 있고 또 어려움을 겪을 때는 인생 선배로 조언도 하고 충고도 하고 그렇게 성장하게 가르치는 거거든.
진아: 준희가 막돼먹었어? 어른 몰라보는 싸가지없는 애야? 그럼 뭔데. 이유가 없잖아 이유가. 뭐 나는 부모가 있어서 어디서든 이쁨 받는 줄 알아? 천만에. 엄마 아빠 눈에야 뭐 대단한 딸로 보이겠지만 나도 평범하게 짝이 없는 애야. 아니 어떤 면에서는 남들보다도 한참 뒤떨어져. 준희? 나한테 감지 덕지야. 내가 만날 자격이 되나 할 만큼 크고 훌륭한 사람이야.
진아아빠: 네가 보는 거하고 부모가 보는 눈은 달라.
진아: 사랑이 뭐야? 부모는 자식이 성장하게 가르치는 거라며? 사랑이 뭔지 좀 가르쳐 줘 봐. 아빠. 나 처음 알았어. 사랑이 어떤 건지 어떻게 하는 건지 준희를 통해서 배우고 있어. 병원에서 엄마 거들 때도 다. 옷 갈아 입히는 거 신발 신겨주는 거 침대에서 내려오게 하는 거 다정하게 말하는 거. 행여나 넘어질까 다치지 않을까 다 큰 어른인데 민망할 만큼 안절부절하는 그런 마음을 내가 받고 있어. 나한테 온 마음을 쏟아내고 있다고. 아빠 자식한테. 그렇게 아끼고 사랑해주는 사람인데 왜 아니야? 어떻게 아니라고 할 수 있어. 준희가 얼마나 따뜻한 사람인데. 얼마나 고운 사람인데. 나 말 안 들을 거야. 내가 직접 느끼고 아니라고 생각이 들면 그때 그만둘 거야. 그전에는 나한테 어떻게 하고 뭐라고 해도 절대 준희랑 못 헤어져. 나한테 실망해도 할 수 없어. 나도 엄마 아빠한테 실망했으니까. 

 

<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>(2018) 10회 중에서.